text 2 (4) 썸네일형 리스트형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 대니 사람은 구의 한가운데에서 태어나 일생동안 가장자리를 향해 걷는다. 노년을 바라본다는 것은 구의 바깥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지구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산소가 희박해지는 것처럼 구의 가장자리에 가까워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관계의 밀도가 옅어진다. 중심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가장자리에 선 인간 안에 어떤 생각들이 있는지 공들여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처음부터 젊음을 사랑하도록 설계된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몸에서 생겨난 것이라 해도 낡음의 속성이 붙는 순간 바깥으로 밀어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러니 밀려나는 이에게 깃든 생각이나 감정은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옅어져 생기를 잃어버리고 만다. 구의 가장자리를 향해 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 .. 비상문, 최진영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문학을 읽지 않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그즈음 나는 사람이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그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당시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인간에 대한 혐오가 정점에 있었을 때, 나는 드디어 스스로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어떤 대상에 대해 공들여 말하는 것은 그 대상을 가슴속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어떤 대상에 대해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있다는 절절한 고백이 된다. 사람이 싫었을 때, 나는 문학을 멀리했다. 인물을 사랑할 수 없어서 책을 읽지 않았고 타인에 대해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그래도 일기는 계속 썼다.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동시에 어떻게든 사랑하려 애썼다.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손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