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문학을 읽지 않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그즈음 나는 사람이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그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당시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인간에 대한 혐오가 정점에 있었을 때, 나는 드디어 스스로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어떤 대상에 대해 공들여 말하는 것은 그 대상을 가슴속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어떤 대상에 대해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있다는 절절한 고백이 된다. 사람이 싫었을 때, 나는 문학을 멀리했다. 인물을 사랑할 수 없어서 책을 읽지 않았고 타인에 대해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그래도 일기는 계속 썼다.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동시에 어떻게든 사랑하려 애썼다. .. 이전 1 다음